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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국내도서
저자 : 김은경
출판 : 호우 2018.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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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날이 좋아서, 세상이 좋아져서...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세상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습니다. 아니 좋아졌다기 보다 시대에 맞게 변했기 때문이겠지요. 누구나 자기 목소리를 내고 생각을 표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쌍방 소통이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권위를 가진 전문가가 전하는 메시지를 독자가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경우는 찾아보기가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특히 일상 에세이의 경우는 누구나 맛깔 나게 글을 쓸 수만 있다면 많은 독자에게 사랑 받는 작가가 되기 좋은 시대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테마나 소재를 기획할 수만 있다면 에세이 작가가 되는 길이 열려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시대가 좋아서 기회가 열려있는데... 어째서 저나 여러분은 아직 에세이 작가가 되지 못했을까요? 일반인이었다가 블로그나 SNS 글을 통해 널리 공감을 받고 작가가 되어 책을 내고 엄청난 부수를 판매하는 스타 작가가 꽤나 많은데도 말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좋아져도 그냥 되는 일은 없습니다. 일반인이었다가 성공한 에세이 작가들을 보면 하나같이 자기만의 메시지가 있고, 글을 전달하는 독특한 방식이 있으며, 독자의 가슴 한가운데를 찌르는 통찰이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녹아내릴 듯한 감성이 넘치거나요. 저 같은 경우 손발이 오그라들어 접근하지 못하는 책일 뿐이지만 말입니다. 


   책을 좋아하고 여가 시간에 책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이런 일출(*일반인 출신) 에세이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아, 나도 언젠가는 이런 멋진 에세이 작가로 성공하고 말겠어' 라는 의지를 불태운 적이 한 번 쯤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한발 더 나가서 책이 성공해 독자와의 만남 같은 행사에 가 있는 자신을 상상하고 말았던 적도 있지 않을까요? 딱히 글을 쓰고 있지는 않더라도 그런 공상을 해 보는 것은 나름 삶의 즐거움이니까 말입니다.




2. 에세이 작가가 되고 싶은 지망생들이 알아두어야 할 깨알 팁들


   우리가 에세이 작가가 되는 일에 상상만으로 그쳐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라고 글의 흐름상 일단 우겨봅니다...)


   안타깝지만 아직은 여러분이나 저나 작가가 될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상태는 아닐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책을 찾아 읽거나 리뷰를 자세히 읽을 일이 없겠죠. 저처럼 이 책을 읽어 본다는 행위 자체가 이미 관심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여튼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라는 강력한 낚시성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오랫동안 출판사 편집자로 책을 만들어본 경험과 에세이 쓰기 교실을 운영하는 김은경 슨상님이 쓰신 깨알 팁 모음집입니다. 


   에..또.. 그런데 이 책은 분류랄까? 형식상 상당히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직접적인 교재 같은 느낌은 아닌 데다가 체계적으로 에세이를 쓰는 방법을 다루고 있는 책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준비 단계부터 출판, 그 이후까지의 흐름으로 내용을 잘 정리한 책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읽다 보면 에세이 쓰기에 관련해서 없는 거 빼고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에세이 쓰기에 대한 참고서인데 그 형식이 짧은 여러 꼭지를 나열식으로 이어붙인 에세이집 같지요. 에세이를 위한 에세이집이랄까. 예비 에세이 작가들을 위해 "에세이란 이런 식으로 쓰는 거란 말이다 이것들아!"라며 내용 뿐 아니라 형식까지 에세이로 풀어낸 놀라운 기획력.... 은 아니고 그냥 이런 식으로 쓰신 것 같습니다만...


   이게 내용이 나열식이다 보니 어떤 분들에게는 기대하던 것과 달라서 "내용이 빈약하다"거나 "꼭 필요한 것이 빠졌다" 등의 반응이 나올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작법에 크게 관심이 없이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길래 이런 걸 가르쳐 준다고 책까지 썼단 말인가?'라는 호기심으로 읽는 독자에게는 '크으음... 과연 그렇군. 이런 식이란 거군. 으음. 아하. 훌륭한 말이로다.' 이런 리액션을 하며 읽게 되는 책입니다. 한 꼭지 한 꼭지가 구구절절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들로 가득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갑자기 에세이를 잘 쓰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이런 책들의 함정이기는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내용 재미있고 실제적인 조언이 가득하고 읽으면서 뭔가 에세이 작가가 될 것도 같은 환상에 젖어 드는 것 자체가 작은 행복이니까 충분히 그 가치를 하고도 남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대목은 역시나 어느 작법서에도 빠지지 않는 "많이 읽고 많이 쓰기"입니다. 이건 뭐 불변의 진리 같습니다. 또한, 주제가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나를 효과적으로 드러내서 독자들을 홀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자주 가는 커뮤니티가 있다면 지금 접속해서 베스트 글들을 살펴봅시다. 전부 놀랍도록 사적이고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요? 사람들이 열광한 글들 중 추상적이고 뻔한 글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나를 드러내는 것’은 좋은 에세이를 쓰기 위한 첫 번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기억하세요. 에세이는 ‘독자들에게 나를 궁금하게 하는 유혹의 글쓰기’이기도 합니다. p26





3. 당신은 작가가 될 준비가 되어있습니까?


  다시 강조하지만 세상이 많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에세이 작가가 되는 꿈과 상상에만 그치지 말고 실제로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도전하다가 잘 안되면 '사실은 정식 도전은 아니었다'라고 정신 승리를 하면 그만입니다.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는 이런 우리의 열망과 관심에 부합되는 실질적인 조언은 물론 정신 자세, 기본적인 제목 달기, 서문 쓰기, 작가가 되는 법까지 알찬 깨알 팁으로 가득합니다. 그럼에도 결국 글을 쓰고 공유하고 관심을 얻는 것은 여전히 자신의 몫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근본 없는 리뷰로 블로그를 채우고는 있는데 에세이라 할만한 글을 쓰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래도 이런 책을 읽었으니 뭔가 시도해보는 시늉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 뭐, 다 작가하면 독자 할 사람이 없으니까 그건 또 그것대로 문제니 안되면 말고요. 술래잡기하는데 전부 술래 하면 도망갈 사람은 없는 이상한 형국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뭐라도 되면 좋게 아님 말고 정신으로 뭐가 되겠습니까... 만은 꼬물꼬물 써봐야겠습니다. 자, 여러분도 도전하시지요. 일출 스타 에세이 작가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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