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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환경의 변화에 대해

 

 

지난 10여년 동안 글쓰기 환경은 가히 "경천동지"할 만큼 변화했습니다. 저의 학창 시절만 하더라도 영화에 대해 누군가가 평을 한다는 것은 공식적인 지면 즉, 신문이나 전문지 등을 통한 전문가들의 글을 읽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전문가의 영화평론은 현학적이거나 매우 어려운 용어의 사용으로 도대체 뭘 의미하는지 모호한 경우가 많았고, 그것은 영화 평론이라는 장르를 그들만의 리그로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일반 대중의 평과 전문 평론가의 평이 심하게 갈리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되었고, 대중은 평론가의 영화 평론을 참고하지만 영화 선택의 잣대로 활용하지는 않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지요. 이런 환경에서 대중과 전문가의 넘을 수 없는 간극 사이를 파고 들어온 것은 신문, 전문지 등의 기자들이었습니다. 기자의 영화 리뷰는 기자특유의 간결한 문체와 짧은 분량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대중이 이해하기에 쉽고 편히 반응할 수 있어 영화에 대한 평과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영화 전문 잡지에 실린 영화에 대한 기자들의 짧은 평을 영화 선택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분들이 늘었음은 두말할 것 없는 것이었습니다.

 

블로그, SNS 등의 일인 매체의 활성화에 힘입어 기자들의 영화 리뷰 자리를 일반인들이 대체하게 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표현의 욕구가 있고, 기자들의 영화 리뷰라는 것이 전문 영화 평론가들만큼 오랜 준비와 내공을 갖춘 것은 아니었기에 오히려 일반 블로거 중에 더 탁월하고 디테일한 영화 리뷰가 보여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일반인들의 영화 리뷰가 폭발적으로 관심을 받고 그 힘으로 더욱 활성화되었습니다. 이에 매체와 관계자들이 영향력을 쫒아 블로거들을 찾고 파워블로그가 선정되는 등, 영화 리뷰 시장은 블로그 중심으로 완전한 변혁을 겪어왔습니다.

 

오늘날 매체의 다변화로 블로그외 카카오스토리, 브런치 등 다양한 곳에서 영화 홍보의 일환으로 일반인들의 영화 리뷰를 지원하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하는 등 계속해서 영화 리뷰쓰기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등단작가나 기자, 영화 평론가의 지위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영화 리뷰를 쓸 수 있고, 리뷰의 질과 개성만 담보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지지받을 수 있는 좋은 환경입니다.

 

그러므로 그동안 영화를 보고 즐기기만 할 뿐 제대로 된 나만의 영화 리뷰를 쓰지 않았던 분들도 조금만 준비하면 멋진 영화 리뷰를 쓰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와 여러분이 함께 독자들이 홀딱 반할 만한 매력적인 "영화 리뷰"를 쓰기 위해 그 "조금의 준비"를 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는 네이버 블로그에 오랜동안 "까칠하게 책을 읽다"라는 타이틀로 책 리뷰를 써 왔습니다. 나름의 노하우와 정성으로 관심과 사랑도 받았지만, 뜻하는 바가 있어 앞으로 티스토리 블로그를 통해 책 리뷰쓰기는 물론 영화 리뷰 쓰기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제가 '전문가라서 비결을 알려준다'는 의도가 아니라 누구나 쓸 수는 있지만 누구나 재미있고 좋은 글을 쓰기는 어려운 영화 리뷰에 대해 미리 알아야 할 것, 주의해야 할 것, 최소한 충실하고 깊이있는 글을 위해 공부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정리하고 공유해 보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저는 물론 여러분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영화 리뷰는 도대체 뭔가?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개괄적인 정의는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도대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영화 리뷰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리뷰 : 전체를 대강 살펴보거나 중요한 내용이나 줄거리를 대강 추려냄,

Review : Re(다시) + View(보다) =  영화를 다시 보는 것


음.. 알듯 모를 듯 명확한 듯 하면서도 저게 내가 쓰는 혹은 쓰려는 리뷰가 맞나? 싶습니다. 어쨌거나 기본적인 정의에 의하면 매우 정교하고 깊이있는 전문적 평론의 영역은 아닐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확 듭니다. 일단 영화 리뷰는 영화에 대한 감상과 분석, 좋고 나쁨에 대한 평가와 추천 혹은 비추천 이유를 밝히는 정도로 이해하면 큰 틀에서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그저 영화에 대해 줄거리를 쓰고, 감상을 전하고 재미있다 없다 판단을 내리면서 간단한 분석 정도를 덧붙여서 리뷰를 쓰면 훌륭한 영화 리뷰가 되는 것일까요? 결코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누구나 영화 리뷰를 쓰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기본에 충실한 리뷰 쓰기는 최소한의 전제 조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독자가 한 번 읽고 나면 '음, 충실한 리뷰로군.'이라고 반응하는 것은 기본중에 기본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거기에 타인의 영화 리뷰에는 없는 고유의 특별한 것! 바로 나 만의 개성을 녹여 넣은 재기발랄하고 독특하며 눈길을 끄는 영화 리뷰를 쓰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차별화가 실패하면 그저 그런 소소한 개인의 영화 리뷰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요.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에 살아남는 영화 리뷰는 어떤 걸까?


자,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어떻게 남들과 다른 생생하고 톡톡튀는 살아있는 영화 리뷰를 쓸 수 있을까? 하는 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사실상 정답은 없습니다. 영화 리뷰를 왜 쓰는가의 문제와 연결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만약, 내가 쓰는 영화 리뷰 쓰기가 나만을 위한, 스스로 정리하고 영화를 깊이 이해하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얼마나 많이 읽히고 지지를 받는가, 공감을 받는가의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 됩니다. 그러나 만약 진심으로 '스스로를 위한 영화 리뷰 쓰기면 충분하다'라고 한다면 비공개로 쓰던가, 개인의 노트에 따로 적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뜻이 될테고, 그런 경우는 우리가 함께 논의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고민하고자 하는 바는 읽어주는 독자가 있는 경우를 상정합니다. 어떻게 "영화 리뷰"를 써서 독자들에게 어필할 것인가의 문제 말입니다. 그렇다라고 한다면 일반 대중들의 트렌드와 라이프 스타일까지 염두에 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여러가지를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일단 분량이 너무 과하게 길면 안됩니다. 잠시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온라인으로 글을 읽을 때, 어느 정도 이상 분량이 길어지면 쉽게 집중력을 잃습니다. 나이가 어린 "내추럴 본 온라인 세대"라면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합니다. 영상도 한 번에 계속 보지 못하고 짤을 만들어 보거나 넘겨가며 보는 세대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제가 쓰는 이 글도 이미 한계를 넘었다는 인식과 함께 취지에 맞지 않아 이마에 식은 땀이 쪼르르 흐르는 것입니다. '고만 써야 하는 것인가?'하는 심한 내적 갈등 속에 끈질기게 마무리를 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일단 짧다 싶을 정도의 적정 분량이 유리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히려 분량이 일반적인 리뷰보다 더 긴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 내용이 충실하고 읽는 재미가 있는 리뷰라는 가정하에 성립하는 가정입니다. 그렇기에 분량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용이 정말 충실한가?의 문제와 읽기에 재미있는가?의 문제일 것입니다.

 

저는 공대출신이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소비자의 소비 패턴에 대한 특징을 온몸이 바스라질 정도로 뼈저리게 느낀 적이 있습니다. 저는 국내 처음으로 칼라 레이져 프린터를 개발하는 곳에서 근무했습니다. 프린터라는 장치는 의외로 정교하고 복잡해서 기구적인 엔진구동 기술과 광학기술, 소재기술 등 많은 기술의 집약체와 같습니다. 또한 종이라는 매개에 원하는 형상을 그대로 구현해야 하고 칼라 매칭도 해 주어야 하는 터라 보기보다 매우 어려움이 많은 장치입니다.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개발에 성공한 프린터가 재료비도 못미치는 금액에 판매되는 것을 보면서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당시 한창 상용화되어 널리 퍼지고 있던 스마트폰은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에 첨단 기술이 집약되기는 하지만 재료비 대비 엄청난 금액에 팔려나가는 것을 목격하면서 이게 뭔가? 하는 자괴감 비슷한 감정에 휩싸였습니다. 이 엄청난 차이는 결국 그 장치가 사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얼마나 즐거움을 선사하는가?의 문제였습니다. 프린터라는 장치는 그저 꼭 필요해서 쓰기는 하지만 프린트를 하는 행위가 사용자에게 딱히 즐거움을 주지는 못합니다. 전혀 "Fun"한 요소가 없지요. 그러나 스마트폰은 일단 사기만 하면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에 중독 문제가 생길 지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 쓰려고 하는 영화 리뷰는 "Fun"해야 합니다. 뻔하면 안되고 "Fun Fun"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즐겁고 재미있게 잘 읽히는데다가 내용도 충실한 눈에 띄는 신박한 리뷰를 써나가야 합니다. 하루 아침에 될리가 없으니 앞으로 기본 개념도 익히고, 영화 자체에 대한 이론 공부도 할 예정입니다. 영화 이론이 담긴 전문가의 평론도 읽으면서 참고하고 필요한 모든 기본적인 스킬을 익혀 볼 것입니다. 캐릭터도 분석해보고, 영화사적인 접근도 시도해보고 영화 형식과 내러티브를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이론에 더해 나만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시각으로 비평도 해봅시다. 많이 해보는 것보다 좋은 지름길은 없습니다.

 

그나저나 시작부터 이렇게 길고 장황한데다가 재미까지 없는 글로 시작하니 신뢰가 형성이 될지 의문이 듭니다. 늘 그렇지만 뭐, 안되면 말고...




"외계지성체의 남들과 다른 마이너 감성 영화리뷰 쓰기" 공감과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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